남들은 시원하다지만 뭔가를 씹어댄다는 것은 짱구를 무진장 많이 굴려야 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떼구르르르~녹음에 돌입하기에 앞서 짱구 굴리는 소리가 스테레오로 들리는 듯한 사뭇 심각한 녹음실 풍경이다.
오디언닷컴에서 스폰서하는 '쾌변'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어섰다. '독설'이라는 방법론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대중문화 지평 안에서 뭔가 새로운 걸 건져보겠다고 호기롭게 나섰지만, 늘 능력의 한계에 봉착한다. 독설의 대상이 된 자와의 관계보다, 나는 이른바 '대중'이라는 실체 모호한 권력과의 타협 또는 싸움에서 어떤 전선을 형성할 것인가 정답을 내지 못한 채 주춤거린다. 그래서 나나 김태훈씨나 늘 어버버버다.
한가지 흥미로운 발견은 청취자들이 마녀 사냥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김태희, 소녀시대, 이효리 등 누군가를 콕 찝어 씹어대니, 청취율이 많이 올랐다. 반면, 리얼리티 쇼나 개그맨 전성시대 등 '현상'을 진단하는 주제에 대해선 뜨뜨미지근한 반응이 돌아왔다. 얼마전 YTN 돌발영상 임장혁 피디를 만나 인터뷰했을 때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욕하기 쉬운 사람을 다루면 주목도가 올라간다"고. 우리 사회에 그만큼 저주와 증오가 넘실댄다는 얘기일지도 모른다.
설령 '쾌변'이 마녀 사냥의 심리학에 편승한 방송일지라도 나는 마녀만 죽기를 바라지 않는 심정으로 방송을 한다. 마녀를 양산한 시스템과 더불어 배후의 권력은 보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마녀를 향해 "죽여 죽여" 외치는 대중의 타깃 없는 증오도 함께 불타 죽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효과적으로 드러내야 하는데, 먹물끼를 빼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론은 늘 나에게 골치 아픈 숙제다. 그래서 그 하찮은 농담 따먹기 하기 전에도 저리 심각하다는 것, 누군가가 알아봐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치사한 바람일까?

